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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엄마랑 가자 – 4

일본 그 첫인상

지하철이 처음 생긴 어린 시절 빙글 빙글 순환선을 타고 새로운 문물을 즐기다 내렸는데 주머니에 넣어 둔 지하철 표를 잃어버려 당황의 늪에 빠졌던 기억은 내게 표에 대한 트라우마를 선사했다.

극장에 가서 미리 예매한 표를 주머니에서 가방으로 가방에서 다시 손으로, 주머니로, 불안증 때문에 계속 옮기다 결국 입장하려는데 표가 없어 가방을 바닥에 쏟아 붓고서야 수첩사이에 끼어 놓은 표를 찾은 기억은 넌 앞으로도 표 때문에 계속 시달림을 받을 것이란 저주의 증거였다.

그 저주가 하필 프라하 공항에서 발휘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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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듣다 – 4

4. 도쿄를 걷다, 그리고 집

우리의 여행 일정은 도쿄에서의 하룻밤이 포함되었는데, 엄마가 일본에 가 본 적이 없었기도 했고 비행기 표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나도 일본 여행은 여러 번 가봤지만 도쿄는 처음이라 나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웬걸, 도쿄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엄마와 내가 감기에 심하게 걸린 탓도 있었을 것이다.

공항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내린 우리는 거대한 캐리어를 질질 끌며 전철을 타고, 또 걸어서 숙소를 찾아갔다. 프라하에서 걸린 지독한 감기 때문에 콧물은 줄줄 흘렀고 정신은 몽롱한 상태였다. 게다가 잠도 제대로 못 자서 더욱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숙소에 도착하면 푹신한 침대에 드러누워 꿀잠을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체크인이 3시부터 가능하단다.

지금 10시인데….? 결국 호텔에 짐을 맡기고 근처를 돌아다녔으나 온통 빌딩숲에 샐러리맨 뿐이었고 근처의 작은 신사 하나 구경하고 나가떨어졌다. 감기도 감기인데, 풍경이 온통 회색 빛에 굳은 얼굴로 정장을 입고 바쁘게 뛰어가는 사람밖에 없으니 기분은 점점 우울해 졌다. 마치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나와 엄마만 일 안하고 노는 이방인인 느낌.

지친 우리는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가 네시간을 꾸벅꾸벅 졸며 버텼다. 카페도 죄다 흡연할 수가 있어서 담배냄새에 계속 시달렸다. 너무나 괴로운 시간이었다. 편의점에서 구글번역기를 써 가며 감기약도 사 보았는데 영 효과가 없는 듯 했다. 2시 반쯤 되었을 때, 우리는 호텔로 돌아갔고 겨우 방을 배정받아 쉴 수 있었다. 쓰러져서 기절한 듯 잠을 자다가 밤이 되어서야 좀비처럼 일어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고는 다시 쓰러지듯 잠들었다. Continue reading “유럽을 듣다 – 4”

엄마랑 가자 – 3

춥다 프라하

다른 건 다 똘똘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지역, 나라, 사람이름과 같은 고유명사에 약해서 상식 없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걸 극복하고자 나름 애 써 봤지만 잘 되지 않는다. 남편은 이런 나보고 지도를 안 봐 버릇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 구박을 받기 전부터 집 벽 여기 저기 붙여 놓은 세계지도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며 ‘세계로 눈을 뜨며 크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 속뜻은 이렇게 지도를 붙여 놓으면 나를 뛰어 넘는 아이들로 성장하겠거니 했던 믿음이었다. 하지만 10여 년째 벽 지도는 지도 보기 좋아하는 남편이 무식한 우리들을 가르치는 교육 자료로 사용 중이다.

이번에 여정을 짤 때 여러 번 설명을 해 줬지만 왜 그렇게 건성으로 들리는지. 난 집안일하다 마주치는 세계지도를 보며 우리가 갈 여정을 손가락으로 짚어보는 정성을 기울였었다. 그런데 며칠 전 내게 어떤 지인이 ‘체코 갔다 왔지? 난 패키지로 가는데 프라하가면 자유 시간에 뭐해야 할까?’ 라며 마치 내가 여행 고수인양 물어왔다.

나는 상대 말을 끝까지 듣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비밀이었는데 프라하가 체코에 있는지 몰랐었다. 프라하 이야기를 하니까 ‘그래 맞아 나 프라하 갔다 왔는데’ 속을 쓸어내리며 고수처럼 설명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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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듣다 – 3

3. 프라하를 걷다

사실 프라하에 대해선 별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아빠가 프라하로 출장을 다녀 왔는데 너무 좋았다며 강력하게 추천했고, 유럽 여행을 빨리 끝마치기 아쉬워 겸사겸사 끼워 넣은 곳이었다. 바르셀로나 공항 시스템은 너무 복잡했고,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아침에 정성스레 싼 샌드위치를 담배냄새 맡으며 입에 우겨넣고 프라하 행 비행기에 올랐다.

밤이라기엔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프라하. 우리나라에선 프라하 돈을 환전해주는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시내로 나가서 환전을 한 뒤 숙소를 찾아 떠났다. 따뜻한 바닷가였던 바르셀로나에 있다가 프라하로 오니 얼마나 춥던지… 바르셀로나에서의 옷차림으로 왔던 우리는 금새 후회하며 길 한가운데에서 캐리어를 뒤져 겨울 옷을 꺼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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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가자 – 2

여기는 가우디 도시

셜록이 들고 다닐 법한 여행 가방을 든 하얀 할아버지가 옆자리에 앉아 영어책을 보고 계신다. 곱게 나이 들어 보이는 하얀 할아버지에게 문득 말을 붙여 보고 싶었지만 그다음 일어날 뒷감당을 할 수 없으니 입을 꾹 다물고 스페인 여행서를 급 초치기로 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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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듣다 – 2

2. 바르셀로나를 걷다

중학교 때 가우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 나는 일종의 판타지가 생겼었다. 곡선과 자연을 사랑한 건축가 가우디. 카메라에 담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아름다운 내부를 보며 언젠가 그곳에 꼭 가겠노라 다짐했는데, 정말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찾아 보니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인기가 상당해 예약제로 운영되었으며 피시방처럼 정해진 관람 시간이 있었다.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비싸거나 티켓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해 미리 한국에서 예매를 한 상태였다.

일부러 숙소도 가우디의 건축물들의 한 가운데에 잡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바트요, 카사밀라 세 건축물의 중앙 지점이었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 밤이었고, 우리는 기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먼저 숙소를 찾아 체크인하고 짐을 놓은 후에,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발견한 마트에서 아침에 먹을 만한 것들을 사고 돌아와 죽은 듯이 잤다. 이상하게도 이 때의 기억은 별로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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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가자 – 1

“엄마랑 가자!”

휴학 후 초심과 달리 엿가락처럼 늘어진 큰아이에게 제안했다. 휴학하면 하고 싶은 많은 것들 중에 배낭여행이 있었지만 실천하자니 내일이 오늘 같아 굳이 오늘 계획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는 꼴을 보려니 비행기 표는 비싸진다고 하지 그럼 숙박도 여의치 않을 거 같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입이 먼저 저지르게 내버려뒀다.

딸아이 반응은 좋았다. 케잌을 어떻게 예쁘게 썰까? 망설이던 와중에 숟갈로 떠먹은 격이다. 나도 울 큰애도 계획 형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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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듣다 – 1

플라이트그래프 사용자의 여행기를 공개합니다.  – 편집자 –

0. 여는 글

휴학을 했던 작년,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13일동안 엄마와 함께 떠난 유럽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다들 유럽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는데, 혼자 갈 용기는 없어 엄마와 손을 잡고 떠났다. 엄마랑 둘이 온전히 보내는 시간. 엄마에 대해서도, 나에 대해서도 또다시 발견하고 알아차리는 시간이었다. 엄청난 영감이 내 머리를 후려친다든가 하는, 인생이 180도 바뀔만한 경험은 아니었다. 우리의 유럽 여행은 조용하고, 잔잔했다. 하지만 내게 무언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권태로 점철되어 있었던 그동안의 일상에 무언가가 들어왔으니까. 아마 죽기 직전까지 이 기억은 내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삶이 권태로워 질 때에, 모든 것이 지긋지긋하고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싶다고 느낄 때에 유럽을 떠올린다. 언젠간 다시 가고 싶은 그 곳. 그때에 느꼈던 감정,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내 손으로 다시 구성해 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내 기억을 더듬어 다시 떠나는 여행이며, 완전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읽는 사람들도 함께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바다 건너 어딘가 존재하는 그곳을 거닐며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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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을 인생사진으로 남기는 팁

여행 사진은 자칫 여행에서 빼놓을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기록을 위한 인증사진에서 이제는 하나의 작품군으로 분류될정도로 성장했습니다. SNS상에 홍수처럼 나오는 사진들 가운데 여행사진 역시 한축을 이루고 있고, 누구나가 여행사진을 뽐내듯 포스팅을 합니다. 그래도 꽤나 괜찮은 사진을 담아낼수있어야 이 시류에 편승해 여행사진을 올려볼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메라의 기계적인 조작은 검색만 해도 충분히 찾아볼수 있으니 조작을 배제한 여행사진을 잘 담을수 있는 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본은중요하다1
St. Chap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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