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탈리아 여행기 Part 2 : 피렌체

 

여행 5일차 친퀘테레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이제는 피렌체로 떠나는 날이다. 라스페치아 역에서 피렌체 중앙역까지의 이동은 사전에 예약해뒀다.  잠시 중간 경유역인 피사에서 내릴까 고민도 했었다.  기차가 떠나갈 즈음에 본 수백명의 단체패키지 관광객들을 보고는 내리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기차는 달린지 3시간이 지나서야 피렌체의 산타마리아노벨라 역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는 도중 USIM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호스트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2년전 남프랑스 여행에서도 겪은 아찔했던 호스트가 잠적한 기억에 마음은 이미 피렌체에 도착을 몇번이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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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고 일어나면 보이는 풍경

다행히도 피렌체에 도착하자 USIM도 다시 잘 되었고, 걱정했던 날씨도 맑았다. 역에서 숙소까지도 도보 10여분의 거리 금새 도착해서는 짐을 풀었다. 5일간 머무르는 피렌체에서 잠시나마 우리들의 집이 되어준 공간 아기자기한 공간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있었다.

워낙에 랜드마크를 좋아하지는 않는 취향이라 피렌체에 와서도 두오모를 오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사진을 담는 입장에서 두오모가 큰 포인트인데 두오모에 올라서면 담을 포인트가 없다고 생각했다. 동행들의 생각도 비슷했는지 피렌체 첫날의 시작은 그저 골목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두오모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시 와서 오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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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9669ew.jpg그리고 날씨가 좋은만큼 미켈란젤로 광장을 가게 되었다. 걸어서 30여분 거리에 위치해있는 미켈란 젤로 광장은 피렌체 시내를 한눈에 담아볼 수 있는 언덕에 위치해있다. 이 날씨의 축복이 언제까지일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은 사진 한장은 담자는 생각에 기운내서 올라온 미켈란젤로 광장, 오르고 나면 유럽의 여느 언덕 혹은 광장에서 볼법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과 비슷한 느낌, 다른 점이라면 에펠탑이 아니라 두오모와 첨탑등의 풍경이 보인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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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보이는 첨탑, 두오모, 밀라노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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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넓게 보면 베키오다리까지

전망대에 올라서서 한참을 바라본 피렌체의 모습에 몇 해전에 보았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영화장면들이 오버랩되었다. 사실 두오모를 오르지않은 것은 이 영화를 보고 난 다 영향이 크다. 피렌체에 아직은 남겨둬야 할 부분은 있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 이런 생각을 하며 이리저리 피렌체 시내를 담고 담았다. 몇일동안 여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최종 목적지는 늘 이곳 미켈란젤로 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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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현지인들이 찾는 Trattoria를 찾았다. 피렌체 시내를 돌아다니며 많이 보이는 간판이 무언가 싶었는데, 이탈리아식 선술집이라는 것도 알게 된 하루, 관광객은 하나도 없었고 80% 의 테이블을 예약으로만 받는 곳에 지인의 소개로 다녀왔다. 오픈전 부터 기다려서인지 예약없이 테이블을 확보할 수 있었고, 메뉴를 주문하고 둘러보니 테이블은 꽉차 있었다. (식후에는 대기줄이 잔뜩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잘 찾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주문한 메뉴는 티본스테이크 1.2kg와 로제파스타 그리고 식전주 , 와인을 주문했는데 어느것 하나 빠지는게 없는 메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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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피렌체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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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빵이 취향에 딱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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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엔 레드와인이지만 오늘은 추천 받은 화이트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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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를 대표하는 T본스테이크

딱 씹기 좋을만큼 조리된 티본스테이크 덕분에 다음날도 다시 찾게 되었다. 한모금 들이킨 와인은 숙소로 가는길 와인을 2병이나 더 사게 만들었고, 로제 파스타는 한국의 입맛이 그리울때쯤 묘하게 입안을 달래주었다.

다음날, 날씨가 흐려졌고 이내 비가 내렸다.. 한편으로는 입국일 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했으니 조금은 늘어지게 쉬라고 피렌체가 배려해준건 아닌가 싶다. 숙소의 창으로 보이는 조그만 개천의 소리와 빗소리는 여행온 것을 잊게 만들정도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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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골목골목

점심시간이 지난 뒤 느즈막히 찾은 피렌체 시내에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랜드마크를 둘러보기 보다는 골목골목 현지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길을 잃게 되도 여행이니까 라는 생각인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길을 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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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를 대표하는 파니니 전문점

조금 출출해지면 파니니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걷고 걸어본다. 이곳 피렌체에서 맛을 떠나 가장 유명한 음식은 이곳의 파니니 샌드위치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꽤나 짜고, 빵은 질기지만 저렴한 가격에 친절하고 유쾌한 서비스 때문에 유명세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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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보이는 두오모

SNS를 통해 연락하는 이들에게 피렌체에 대한 정제된 여행정보를 듣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두오모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카페를 추천 받았다. 호기롭게 지도를 보며 찾아갔는데 정작 카페는 없고 도서관 자리만 덩그러니 보였다. 도서관의 분위기도 볼겸, 현지 학생들의 모습도 볼겸 둘러 보다 보니 어느덧 최상층에 이르렀다. 최상층에 위치한건 다름아닌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카페, 지인에게 들었던대로 창 너머 두오모가 만져질듯이 가깝게 보인다. 커피값도 피렌체의 물가에 비해 턱없이 저렴하다. 1~3유로대의 커피들을 마실 수 있다. 아마도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위한 요금일것이다. 내심 조심스레 걸어다녔는데 이곳의 도서관 분위기는 자유롭게 떠들고 커피를 마시며 토론하는 분위기다. 허락을 득하고 사진을 몇장 남겼다. 그리고 이런저런 현지인의 여행지 정보도 들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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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바람이 불지 않았던 피렌체의 밤

4일간 피렌체를 다니며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으로다면 단연 베키오다리를 기점으로 미켈란젤로광장까지 이르는 산책로, 하루에도 몇번을 지나다녔는지 모르겠다.  베키오 다리는 피렌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다리위에 조그마한 상점가들이 모여있다.  특히 보석상과 시계전문점이 많은 만큼 화려하다. 낮에도 예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이곳 베키오다리의 가게들에서 나오는 불빛이 정말 아름답다. 베키오다리는 세계대전중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고 남겨진 다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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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다리의 가게들, 일반적인 거리 같지만 실제로 다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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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베키오다리.

그리고 현지에서 만난 또 다른 동행과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음식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담다 보니 제대로 담은게 없는데, 모처럼만에 여유있게 담았던 식사시간. 이탈리아 북부쪽을다니다 보면 다들 한잔씩 하고 있는 식전주 spritz aperol 부터 시작해서 맷돼지 요리들을 주문해서 먹었다. 스테이크 부터 파스타 까지 그리고 사이드로 감자튀김 까지 주문하고 보니 전혀 간단하지 않은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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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tz aperol 와인을 베이스로 한 식전주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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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돼지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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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돼지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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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에 감자가 나오는지 모르고  추가주문

아쉽기도 한 여행의 절반이상이 지났다. 계획 당시 가장 많은 일정을 할애한 피렌체의 일정이 끝난다고 생각했더니 더욱 아쉬운 느낌이 든다. 당초 예정되었던 소도시 투어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치비타와 씨에나 아씨씨 등의 소도시들을 위해 4박5일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정작 피렌체가 너무 좋아서 소도시를 둘러볼 수도 없었다. ‘다른 소도시들 그리고 두오모 때문에라도 피렌체를 다시 올 이유가 생겼다.’ 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친퀘테레만큼 생경한 풍경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여행객, 현지인들의 모습을 조금 더 가까이 오래 바라볼 수 있어 더 좋았던 피렌체의 일정은 여기까지, 내일부터는 큰 기대없이 여행일정에 넣었던 베니스 일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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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글쓴이 사진

피렌체 여행의 마지막밤에는저렴한 와인과 근사한 안주를 함께 즐기며 파티를 즐기면서 베니스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마지막 여행지인 만큼 조금은 타이트하게, 알차게 보내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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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여행에서 가장 큰 변수 중에 하나다.
여행중 맑은 날씨만 볼 수 있다면 행운이겠지만,
흐리고 비가 오는 여행지를 즐겁게 다녀볼 수 있는 것이 더 큰 행운,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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