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을 검색해본 분들은 같은 스케줄의 항공권 가격이 검색 시점에 따라 달라진 경험을 해 보셨을 겁니다. 싼 좌석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혹시나 다시 생길까봐 ‘대기 예약’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가 풀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지난 글 ‘항공권 가격, 경유편은 왜 쌀까?‘에서는 항공사가 어떤 경우에는 싸게 팔고 어떤 경우에는 비싸게 파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항공사가 어떻게 가격을 관리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항공권 가격 요소 중 항공사가 가격 관리에 사용하는 항목

관리 방법을 이해하려면 먼저 항공권 가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항공권 가격의 구성 요소에 대해서는 ‘추가 금액은 없나요? 당연합니다!‘에서 한번 다룬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상기하겠습니다.

항공권 가격 = 기본 운임 + 세금 & 항공사 수수료

기본 운임 = 적용된 운임 + 규정에 따라 부과되는 추가 금액(Surcharge, 할증료)

세금 & 항공사 수수료 = 각 공항(국가)에서 부과하는 세금 + 유류할증료 등의 항공사 수수료

이 중 세금은 항공사에서 가져가는 것이 아닙니다. 유류할증료는 특정 구간이나 특정 일자에 따라 달라지는 금액이 아니고,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항공사 수수료는 선택적인 부가 서비스에 붙는 요금이기 때문에 가격 관리에 사용되는 항목이 아닙니다. 따라서 항공사가 항공권 가격 관리에 사용하는 항목은 운임과 할증료입니다.

항공권 가격 관리 방법 첫 번째 – 운임과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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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마 영국항공 운임 리스트

모든 항공권에는 그 항공권을 구성하는 운임이 하나 이상 있습니다. 그림의 빨간 박스가 운임에 적용된 가격입니다. 왕복 기준입니다. 첫 번째 운임을 이용해 서울-로마를 왕복하면 운임 가격으로 300,000원을 지불하게 됩니다. 만약 갈 때는 첫 번째 운임(300,000원)을 사용하고 올 때는 세 번째 운임(500,000원)을 사용하면 둘을 더해서 반으로 나눈 가격(400,000원)을 지불 합니다.

보통 항공사들은 특정 구간에 사용할 수 있는 운임을 수십 개 이상 만듭니다. 그리고 각각의 운임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엄청나게 복잡한 규정으로 정해 놓습니다. 내가 그 운임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규정을 다 만족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이 운임들을 시장 상황에 따라 내 놓기도 하고 없애기도 합니다. 실시간으로 말이죠. 비싸게 팔고 싶은 구간은 싼 운임을 내 놓지 않습니다. 비싸게 팔고 싶은 날짜에는 싼 운임을 사용할 수 없게 규정을 만듭니다. 즉, 항공사들의 첫 번째 관리 방법은 운임과 규정입니다.

항공권 가격 관리 방법 두 번째 – 할증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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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 할증료 사례

모든 규정을 다 만족하더라도 추가 금액이 붙을 수 있습니다. 바로 할증료(Surcharge)입니다. 규정은 다 만족했지만 특정 조건에는 돈을 더 받고 싶다면 규정에 명시하고 할증료를 부과합니다. 예를 들면 터키항공의 운임들은 서울-이스탄불 구간을 TK0091편을 탈 경우 요일에 따라 100,000원 또는 150,000원의 할증료가 부과됩니다. TK0091편이 아닌 TK0089편을 타면 같은 운임을 사용해도 할증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그렇다는 것입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할증료는 주말 출발에 붙기도 하고, 특정 경로에 붙기도 하는 등 매우 다양하게 부과됩니다. 물론 운임을 달리해서 관리할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항공사의 맘입니다.

항공권 가격 관리 방법 세 번째 – 부킹 클래스 별 좌석 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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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던-로마 영국항공 항공편 별 좌석 현황

특정 운임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규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운임을 사용하기 위해서 확보해야하는 부킹 클래스의 좌석 유무입니다. 위 ‘서울-로마 영국항공 운임 리스트’ 그림에서 맨 우측의 ‘O’, ‘Q’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 부킹 클래스도 매우 복잡하게 관리됩니다. 영국항공으로 ‘서울-도쿄-런던-로마’의 경로를 생각해 보죠. 첫 번째 제일 싼 운임을 사용하기 위해 ‘도쿄-런던’ 구간(대륙 횡단 구간으로 우리는 이를 ‘주구간’이라 부릅니다.)은 ‘O’ 클래스를 사용합니다. ‘서울-도쿄’ 구간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 등을 탈 수 있는데 탈 수 있는 부킹 클래스가 다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심한 경우 편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런던-로마’ 구간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항공권을 비싸게 팔고 싶을 때는 싼 운임이 사용할 수 있는 부킹 클래스의 좌석을 할당하지 않습니다. 항상 다 팔려서 없는 것이 아닙니다.(물론 할당된 좌석이 소진되서 없어지는 경우도 당연히 많이 있습니다.) 아예 할당하지 않기도 합니다. 반대로 너무 안 팔린다 싶으면 싼 운임이 사용할 수 있는 부킹 클래스에 새로 좌석을 할당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관리합니다.

 

 

여기까지 읽어본 분들은 이제 ‘대기 예약’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보통 항공사가 소진된 부킹 클래스를 추가 할당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생각해 보세요. 다 팔렸다는 것은 잘팔린다는 의미이기에 가만히 놔두면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다시 싼 좌석을 할당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물론 갑자기 항공 수요가 급감할 수도 있고, 누군가가 예약/발권한 좌석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만, 그 확율은 많이 낮습니다.

또한, 같은 항공권인데 어제 본 항공권과 오늘 본 항공권이 왜 가격이 다른지 이제 이해하시겠지요. 그 이유도 한가지가 아니라 매우 다양한 이유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또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공권은 썩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옆자리의 승객보다 3배를 더 내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먹구구로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 고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겠지요. 항공사들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항공권 가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뭔지 잘 모르면서도 왜 나한테만 비싸게 파느냐고 항의하지 않습니다. 바로 항공사가 원하는 것이지요. 일반 상품은 어제는 100원에 팔고 오늘은 300원에 팔지는 못할텐데, 항공권은 그렇게 팔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공권 검색도 일반 상품 검색하듯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좀 더 스마트하게 검색해야 합니다. 옆 사람은 50만원에 가는데 나는 200만원에 가지는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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